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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기

20대 난소암 판정 후 완치까지! 6개월 항암치료 후기

by 섬나라 시티즌 2023. 2. 23.

20대 초, 건강한 나이에 암에 걸렸단 소리를 들었을 때 정말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 술, 담배는 하지 않고 나름 건강하게 먹고 생활한다고 생각했는데 '암'이란건 정말 예고 없이 찾아오는구나 싶었다.

 

다행히 6개월간의 항암치료를 마치고 완치 판정까지 받은 후에야 이렇게 '난소암' 치료 경험담을 공유하려고 한다. 남녀노소를 떠나 '암'에 걸리면 멘탈이 나가기 마련인데 경험담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전조증상

암이라고 할만한 전조증상은 없었다.

어느날 평소처럼 침대에 누웠을 때 이상하게 아랫배가 볼록 튀어나온게 느껴져서 만져보니 실리콘이 들어 있는것처럼 물컹하면서 단단한 것 같은 무언가가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일주일 정도 지나갈 때즈음 어머니가 산부인과에 한번 가보자 하셔서 초음파 검사를 했다. 보통은 질 초음파를 하는 편인데 항문으로 초음파를 받았다. 항문으로 하는 초음파가 더욱 정확하다고 하셨다.

 

동네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이었는데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난소에 혹(물혹)이 있다며 8~10cm정도 크기라고 했다. 이런 물혹은 배꼽 안을 조금 째는 복강경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동네 산부인과에선 물혹 크기가 큰 편이라 큰 대학병원으로 가는걸 추천했다. 

 

2. 난소암 판정

대학병원에서 수술 상담을 받을 때 이런 물혹은 1% 낮은 확률로 악성일 수있어서 수술 중간 조직을 떼서 조직검사를 한다고 안내를 받았다.

 

수술 당일 다행히 수술은 큰 수술이 아니었고, 조직검사 내용도 별다른 결과가 없었다. 그리고 수술 3주후, 수술 결과를 확인하러 다시 대학 병원을 찾았다. 수술후 내 상태와 결과를 확인하시던 교수님은 덤덤한 표정으로 '난소암 1기'판정을 내리셨다.

 

3. 병원입원

3박 4일동안 1차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이때 병원에 아래 리스트대로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 안대 : 밤에도 다른 환자분들, 간호사분들이 자주 왔다갔다 하기때문에 푹 자기 위해 필수다.
  • 커피포트 : 컵라면이나 누룽지, 물을 끓이기에 좋다.
  • 환자가 덮는 담요 : 환자용은 병원에 두툼한게 있지만 주사를 맞으면 몸이 으슬으슬해서 하나 더 덮는게 좋다.
  • 보호자용 배게, 이불
  • 세면도구, 기초 화장품
  • 심심한 시간 보낼 것들 : 항암치료 부작용이 있으면 심심할틈이 없지만 부작용이 없는 사람도 있으니 챙기면 좋다.
  • 캐리어 : 병원 짐들을 캐리어에 한번에 넣어가는걸 추천한다.

 

4. 항암치료 1차

항암치료는 말 그대로 몸 속의 나쁜 암세포를 주사요법으로 죽이는 치료다. 여러 약물들이 있고 같은 병명이라도 환자마다 종류가 다른 항암 약을 맞게되므로 치료 기간 또한 다르다.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환자가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어떤 약이 잘 맞는지 모르기 때문에 처음엔 제일 기본적인 중간 주사를 놔준다.

 

하루 이틀 항암주사를 또 맞아가면서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을 체크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처방이 하나씩 들어나고 그 환자만의 항암 리스트가 작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항암치료 1차가 제일 힘든 것이다.

 

  • 항암치료 부작용 : 구토, 설사, 어지럼증, 고열, 손발저림, 탈모 등

 

나는 3박 4일 항암치료동안 구토를 심하게 해서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이 올라올 정도였다. 하지만 치료를 위해 무조건 뭐라도 먹어야하기 때문에 최대한 구토를 잠재울 수 있는 음식으로 골라 먹었다.

 

  • 구토증상 잠재우기 위해 먹은 음식 : 시큼한 과일, 조각 얼음, 시원한 탄산 음료/이온음료, 살짝 끓인 누룽지 물, 찬 물, 아이스크림

 

5. 이 후의 항암치료

항암치료는 주로 한 달 주기로 받는다. 

 

항암치료 주기 사이클

 

항암치료를 하고 온 일주일~길게는 열흘은 입맛이 없고 병원에서 앓았던 부작용도 그대로 이어진다. 그래프에서 보듯 몸이 약해지는 열흘이 지난 후엔 무조건 활동을 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2~3주때 몸을 많이 회복시켜놔야 다음 항암치료를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몸 컨디션 회복을 위해 해야할 일들은 다음과 같다.

  • 무조건 밖에 나가서 작은 활동이라도 한다.
  •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한다(30분정도 몸에 열이날 정도).
  • 먹기 싫어도 음식은 먹어야 한다.
  • 잠은 무조건 일찍 잔다(밤 10시에 잤다).
  •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
  •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한다(현미, 생강차 등).

 

6. 완치판정

봄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해 7월 말 마지막 치료를 끝으로 암이 깨끗하게 없어졌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제 그 힘들었던 항암치료를 안받게 되서 신이났지만 그동안 너무 마음 고생한 부모님과 어린 나이에 머리도 빡빡밀고 긍정적이려고 노력한 내 자신에게 복받쳐서 눈물이 났다.

 

치료가 끝난지 한참이 지난 지금, 예전과 똑같이 평범하게 잘 살고 있다. 하지만 암이란 것은 완치 판정을 받아도 5년이 지나야만 '완치'라는 판정을 쓸 수 있다고한다. 재발이나 전이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꾸준히 재발방지를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7. 재발방지

재발을 위해 약을 먹거나 특별한걸 하는건 아니다. 생활습관을 많이 바꿨다.

 

암이 걸리는 이유는 정확하지 않으나 내 생활을 바탕으로 생각했을 때 잘못된 식습관, 불규칙한 생활패턴, 스트레스가 원인이라 생각이 들었다. 발병하기 전/후 식습관과 생활패턴을 고쳐갔고 지금도 유지 중이다.

 

식생활

  • 하루에 한번은 꼭 싱싱한 과일 먹기.
  • 현미밥/콩 먹기.
  • 견과류 챙겨먹기.
  • 수시로 물 마시기(현미로 끓인 물 추천).
  • 고구마, 계란 챙겨먹기.
  • 반찬 3가지 이상 골고루 먹기(가지무침, 시금치, 각종 쌈).
  • 천천히 씹어 먹기.
  • 데친 토마토, 브로콜리, 레몬, 자색고구마 스무디로 먹기.
  • 비트, 당근즙 먹기.
  • 흑마늘 3점 먹기.

 

생활패턴

  • 아침 7시 기상.
  • 공복 유산소 운동하기.
  • 운동하고 와서 바로 아침식사 하기.
  • 밥 먹으면서 족욕하기.
  • 수시로 체온 올리기(암세포는 뜨거운걸 싫어해서 체온 1도만 올라도 암세포가 죽는다).
  • 등산하기, 자전거 타기.
  • 12시 전에 무조건 잠들기.

 

이 외에 다음카페 '암과 싸우는 사람들'에 가입하면 암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투병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분들도 많다. 이런 글들을 읽으며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정신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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