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준 제주도 바다 중 금능해수욕장을 최애 해변으로 꼽는다.
서귀포에 사는 나지만 금능 해변을 보기 위해 제주시까지 1시간 넘게 운전해서 가는 편이다.
항상 혼자 가서 투명한 바다를 보며 힐링하고 돌아오거나 제주시에서 약속이 있을 때 짬을 내서 들리는 편이었다.
이번엔 서귀포에 사는 제주살이 지인들과 함께 금능 해수욕장을 들렀다가 집에 돌아가기 전 배가 고파서 들린 양식집을 소개해 주고 싶다.
새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하고, 가게 인테리어가 세련됐다. 식사하면서 금능 해변과 비양도, 해가 질 땐 노을 뷰까지 보이고 너무 예쁜 곳이다.
둘레길 협재 금능점
전화 : 010-4679-1641
주소 : 제주시 한림읍 금능길 79
주차 : 가게 앞 혹은 뒤편에 주차 가능 (주차공간 협소하니 운전 조심하기)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저녁 10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4시 ~ 5시 30분)
휴무 : 매주 목요일 정기휴무
금능해수욕장에서는 도보로 5분 정도 걸리고, 협재 해수욕장에선 차로 이동할 경우 5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우리는 금능 해변을 따라서 걷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들어간 입구가 뒷문이라는 것을 음식 다 먹고 나갈 때 즈음 알았다.
어쩐지 입장할 때 입구가 되게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식사를 하면서도 뒷 문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만큼 우연히 걷다가 꽂혀서 들어온 손님이 많은 듯싶었다.
그래도 뒤편으로 들어오는 곳까지 아기자기 신경 써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손하트를 하는 하르방이라니 너무 귀여웠다.
'둘레길'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하나 같이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갔다.
양식당답게 와인 종류가 다양했다.
금능, 협재 쪽에 숙소를 잡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노을을 보며 와인 한 잔을 즐겨도 좋을 듯싶었다.
우리가 주문한 건 '둘레길' 대표 메뉴인 오믈렛과 매콤 크림 파스타, 흑돼지 햄버거를 주문했다.
오픈 키친으로 되어 있어서 주문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주방 직원들이 요리하는 모습이 보인다. 일하는 직원들은 부담스럽겠지만 매장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들 입장에선 더욱 믿음이 가는 식당일 것 같았다.
가게 이름이 '둘레길'이라서 뭔가 토속적인 느낌의 가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와서 홀 인테리어를 보니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이었다.
인테리어 덕에 관광객은 물론 제주 사는 사람들에게 데이트 코스로도 좋을 듯싶었다.
해가 쨍하게 비치는 여름 오후에는 바 테이블이 덥고 눈 부시게 느껴지겠지만, 오후 5시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고 해가 넘어갈 때 즈음엔 바 테이블이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우리는 세 명이라서 앉기에 편한 테이블 자리를 선택했는데, 우리 바로 옆 바 테이블 자리에 아무도 앉지 않아서 먹는 내내 비양도와 금능 바다 뷰를 보면서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요즘 해가 늦게 져서 우리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진 밖이 밝아서 노을까진 볼 수 없었지만 저녁 타임엔 노을 지는 금능해변을 보며 식사한다면 분위기 뿌셔뿌셔일 듯싶다.
식기가 세팅되고 제로콕 하나도 추가했다.
매장에서 요리하는 모든 재료들이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것들만 사용했다고 한다.
국내산을 넘어 '제주산'이라니 신선함 그 자체일 거라는 믿음이 갔다.
제일 먼저 나온 매콤 크림 파스타.
노른자를 터뜨려서 면과 소스에 함께 비벼서 먹기를 추천받았다.
게다가 제주산 팽이버섯을 한번 튀겨 면 위에 올려져 있는데 식감이 좋아서 계속 손이 갔다.
그리고 이곳의 대표 메뉴 오믈렛.
오믈렛 계란 위에 '둘레길'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사진 찍기에도 너무 예뻤다.
그리고 서빙 직원이 칼로 계란옷 가운데를 잘라 주셨는데 '촤라락'하고 갈라지는 계란에 열기가 올라오는 게 먹음직스러웠다.
정갈하게 잘 잘린 오믈렛.
오믈렛 안에는 김치볶음밥, 흑돼지까지 들어있었다.
소스는 새우 소스라니! 새콤하고 담백해서 한 그릇 뚝딱 비웠다.
마지막으로 나온 흑돼지 햄버거.
수제버거로 패티가 도톰하고 적당하게 잘 익혀져서 육즙이 입 안에서 빵빵 터졌다.
초록 초록한 재료는 루꼴라였을까 빵, 패티, 치즈, 야채, 소스 다 같이 어울려져서 제주도에서 먹은 흑돼지 수제버거 중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감자튀김까지 같이 곁들여 먹으니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식사를 마치고 이번엔 정문으로 나갔다.
역시 '둘레길'이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은 반전 인테리어와 분위기다.
그래도 모든 음식이 맛있고, 멋진 금능 해변뷰와 관광지임에도 가격이 비싼 편이 아니었다.
누군가와 금능에 다시 들린다면 식사는 '둘레길'에 들러서 한 끼 먹고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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